오늘은 일단 사진 몇장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사진들을 보면 연상되는 것이 있을것입니다. 그 연상되는 것을 여러분의 상상속에 일단 맡겨보도록하겠습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연신 핸드폰만 바라보며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청년사진이 첫번째 사진입니다.
다정한 연인의 모습입니다만 남성의 짧은 머리가 웬지 어울리지 않은듯 합니다. 이쯤에서 감이 오시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여자친구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는 청년의 모습입니다. 정면이 아니지만 광대가 승천해있는 것이 보이는군요. 여자친구와의 영상통화가 이렇게 만든듯 합니다. 핸드폰 속 여자친구도 환하게 웃고 있네요.
다음 사진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데 기념사진이라도 찍는 것일까요? 뒷모습이지만 엄마와 아들인듯 보입니다.
나라라도 구했나요. 태극기와 만세포즈가 무언가를 상징하는 듯합니만, 누군가에게 작별인사를 아주 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자 이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어디일까요?
여기는 논산입니다!!
논산역에 내려 입영심사대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입영장정의 모습이었구요. 입대전 여자친구와 아쉬운 작별을 나누기 전의 모습이었고, 입대전 끝까지 웃음을 보여주려 어색한 영상통화를 나누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친구, 때로는 엄마로 아들옆을 지켜주던 부모님과 처음으로 떨어져지내게 된 아들과 엄마의 뒷모습이었습니다.
늦더위가 아직 미련을 남긴 계절이지만 바람결에 묻어나는 가을의 시작은 막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수없이 입영순간을 담아봤지만 이번만큼 더 쓸쓸해 보인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누가봐도 엄마와 아들이네요. 그리고 누가봐도 이 아들의 웃음은 자연스럽지가 않네요. 아직 입대가 실감나진 않지만 곧 가족과 헤어져야한다는 것 만큼은 실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전역 후 이렇게 찍은 가족사진은 세삼 세월의 빠름을 실감케하고 더욱 늠름해진 자신의 모습으로 뿌듯해 질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뒤에 보이는 동생의 입대를 또 준비하셔야 겠지요.
"나 입대한다... 나 입대한다고..." 누구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친구들? 마지막으로 고백 못한 여자친구? 함께 오지 못한 가족? 어찌됐든 군인이 된다는 사실만큼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대상이 누구든 이 순간을 나누고 싶은 깊은 공감이 필요한 그 누군가가 있었겠지요.
참 희안하죠. 입대하기전엔 누구나 효자가 됩니다. 지금까지 부모님께 잘하지 못했던 것만 생각납니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 순간만큼은 모든 지난 날이 반성이 됩니다. 이렇게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를 업어보며 전역후엔 정말 잘해드려야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참 희안하죠... 전역하면 이때의 생각을 다 잊어버리게 되니 말입니다. ^^
친구들이 위로합니다. 잘다녀오라구. 자기들도 곧 가겠다며... 평소에 장난만치던 녀석들의 진심이 다가옵니다. 뭉클해집니다만 눈물을 보일 순 없습니다. 이들은 나중에 평생 놀려먹을게 뻔하니까요.
호탕한 엄마는 아들의 어색한 짧은 머리가 더 귀엽다며 위로하지만 아들은 알고 있을겁니다. 뒤돌아선 그 누구보다 많이 우실거라는 것을...
엄마의 우는 모습 더 보면 맘이 약해질까봐 빨리가야겠습니다. 그 모습에 다잡은 마음 흔들려 눈물보이면 엄마는 더 많이 슬퍼하실겁니다.
입대한 순간이 이렇게 빨리 온 것 처럼 전역하는 날도 빨리 올까요? 그 어떤 말도 이순간을 대신할순 없지만 할수만 있다면 지금까지 흘려보냈던 모든 허송세월을 모아 군생활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내 시간이 이렇게 소중한줄 몰랐습니다.
가는 입영훈련병들의 뒷모습입니다. 손흔들어주는 가족들을 끊임없이 쳐다보는 입영훈련병들도 있지만 뒤돌아볼 수 없는 장정들도 있습니다.
입영장정들을 보내는 가족들의 모습입니다. 흐뭇하게 지켜보는 아버지가 있는가하면 이제야 아들의 입대를 실감한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은 자식의 뒷모습이 가슴속에 저며들어 주체없이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냅니다.
입영훈련병들이 뒤돌아보지 못했던 이유입니다.
이제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나라를 지킨다는 같은 목적을 갖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줘야할 전우라는 가족말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를 지켜준 부모님들... 이제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지난 9월4일 월요일 논산훈련소 입영풍경이었습니다.
<사진 임영식기자>
출처: http://demaclub.tistory.com/3331 [국방홍보원 블로그 어울림]